독서와 성격 사이에는 실제로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서점에서 누군가는 연애소설 코너로, 다른 누군가는 철학 서적 코너로 곧장 향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취향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선택하는 책에는 우리의 성격이 일정 부분 반영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등의 연구진이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약 6만 1,662명의 독자 데이터를 분석해 책 취향과 성격 유형 간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검증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독서 습관이 우리의 성격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도 성격연구자이자 악역도감 저자인 토키와(@etokiwa999)가 해설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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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次
독서와 성격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배경
과거에는 책 취향이 단순한 여가 선호일 뿐, 성격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심리학 연구들은 조금 다른 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성격은 일상적인 행동과 선택에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어떤 책을 고르느냐도 그 ‘선택’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소셜미디어(SNS) 데이터와 독서 전문 사이트에서 수집한 ‘태그(tag)’ 정보를 결합해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태그란 독자들이 직접 책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붙이는 키워드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애 — 감정적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 추리 — 논리와 단서를 통해 사건을 풀어나가는 내용
- 마법·판타지 — 현실을 벗어난 세계관의 이야기
- 자기성장 — 주인공이 내면적으로 변화하는 서사
- 역사 — 실제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내용
연구에서는 약 479권의 도서와 수천만 건 이상의 태그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이렇게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한 덕분에 결과의 신뢰도가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단순히 “이런 것 같다”는 인상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경향을 발견한 것입니다.
연구에서 사용된 성격 유형 5가지란 무엇인가
이 연구는 심리학에서 널리 사용되는 ‘빅5(Big Five)’ 성격 모델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빅5는 인간의 성격을 5가지 핵심 특성으로 나누어 측정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심리학 연구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틀 중 하나입니다.
5가지 성격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외향성(Extraversion) —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자극을 즐기는 성향
- 친화성(Agreeableness) — 협조적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성향
- 성실성(Conscientiousness) — 목표 지향적이고 규율을 중시하는 성향
- 신경증(Neuroticism) — 감정 기복이 크고 불안을 느끼기 쉬운 성향
-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험에 호기심이 많은 성향
연구 참가자들은 이 5가지 특성을 측정하는 성격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를 각자의 독서 기록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철학책을 자주 읽는 사람들이 5가지 특성 중 어떤 점수가 높은지를 통계적으로 살펴본 것입니다. 이처럼 수만 명의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기존의 소규모 연구보다 훨씬 더 신뢰할 수 있는 경향을 도출했습니다.
독서와 성격 중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인 것은 개방성
연구에서 가장 뚜렷한 관계를 보인 성격 특성은 바로 ‘개방성과 독서’의 연결이었습니다. 개방성이란 새로운 지식, 아이디어, 경험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의미합니다. 즉, 낯설고 어려운 개념도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성향입니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의 특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새로운 지식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경향
- 복잡한 개념이나 이론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경향
- 예술, 문화, 철학 등 폭넓은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경향
-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수용하는 경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방성이 높은 독자들은 어렵고 깊이 있는 내용의 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어렵다고 느껴도 “그래서 더 읽고 싶다”는 지적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반면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읽기 쉽고 가벼운 오락성 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닙니다. 독서의 즐거움은 누구에게나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책 장르별로 드러나는 성격 유형의 경향
이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장르’만 분석한 기존 연구보다 훨씬 세밀한 수준에서 책의 내용을 분석했다는 점입니다. 과거 연구들은 “연애 장르”, “추리 장르”처럼 큰 범주로만 나누었지만, 이 연구는 태그 데이터를 활용해 각 책의 구체적인 내용 요소까지 파악했습니다.
철학·고전 문학 — 개방성이 높은 독자의 선택
연구 결과, 철학서나 오랜 세월 읽혀온 고전 문학을 즐기는 독자들은 개방성 점수가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책들은 인생의 의미, 사회 구조, 인간의 본성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룹니다. 단순히 이야기를 즐기는 것을 넘어 생각하고 사유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적 자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계발서 — 성실성이 높은 독자의 선택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독자들은 성실성 점수가 높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목표 달성과 자기 개선에 강한 동기를 가지며,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생활을 중시합니다. 자기계발서는 이러한 성향과 잘 맞아떨어지는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자기계발서 추천을 찾아보는 행동 자체가 이미 성실성과 연결된 행동 패턴일 수 있습니다.
연애소설 — 신경증(감정 민감성)이 높은 독자의 선택
연애소설 독자들은 신경증, 즉 감정 민감성이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감정 기복이 풍부하고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인간 관계의 복잡함을 다루는 연애 서사에 몰입하기 쉬운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나타났습니다.
가벼운 판타지·오락 소설 — 개방성이 낮은 독자의 선택
읽기 쉬운 판타지나 가벼운 오락 소설은 개방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독자들에게서 선호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지적 도전보다 이야기를 즐기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성향과 연결됩니다. 단, 이것이 ‘독서 수준’의 높낮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독서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며, 즐거움을 위한 독서 역시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독서 습관과 성격을 활용한 자기 이해 방법
책 취향 심리를 이해하면 자신의 성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물론 책 한 권의 취향으로 성격 전체를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책에 끌리는지 돌아보는 행위는, 내가 어떤 가치를 중시하고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음은 독서 습관을 자기 이해에 활용하는 몇 가지 방법입니다.
- 최근 읽은 책 목록 작성하기 — 어떤 주제, 어떤 감정, 어떤 결말의 책을 선택했는지 패턴을 살펴보세요. 자신도 몰랐던 관심사가 보일 수 있습니다.
- 읽기 불편했던 책 돌아보기 — 어떤 내용이 불편했는지를 분석하면, 내가 회피하는 주제나 감정적 약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평소와 다른 장르 도전해 보기 — 항상 같은 유형의 책만 읽는다면, 가끔 다른 장르에 도전해 보는 것이 개방성을 높이는 연습이 될 수 있습니다.
- 독서 모임 참여하기 — 다른 사람들의 책 해석을 듣는 것만으로도 친화성과 개방성 모두를 자연스럽게 자극할 수 있습니다.
연구가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우리의 선택 하나하나에 성격이 스며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는 그 중에서도 특히 내면의 가치관과 호기심이 반영되는 행동입니다. 자신의 책 취향을 의식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자기 이해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독서와 성격은 정말 과학적으로 연관이 있나요?
연구에 따르면 독서 취향과 성격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경향이 존재합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등의 연구진이 약 6만 1,66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정 유형의 책을 선호하는 독자들이 공통된 성격 특성을 가지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이는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라 통계적 경향이므로, 개인차는 충분히 존재합니다.
개방성과 독서는 어떻게 연결되나요?
개방성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험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나타내는 성격 특성입니다. 연구에서는 개방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철학서, 고전 문학, 복잡한 주제의 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면 개방성이 낮은 경우에는 읽기 쉬운 오락성 책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빅5 성격 모델 중 독서 취향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인 특성입니다.
연애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성격 유형인가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애소설 독자들은 신경증(감정 민감성) 점수가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감정 기복이 풍부하고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성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인간 관계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연애 서사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사람의 성격적 특징은 무엇인가요?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독자들은 빅5 성격 모델에서 성실성(Conscientiousness) 점수가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목표 달성에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자기 개선과 규율 있는 생활을 중시합니다. 자기계발서는 이러한 성향에 맞는 실천적인 조언과 성장 전략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유형의 독자들에게 선택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책 취향만으로 성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나요?
아니요, 책 취향만으로 성격을 완전히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나 통계적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며, 개인의 성격은 성장 환경, 문화적 배경, 현재의 심리 상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형성됩니다. 독서 취향은 성격 이해의 ‘단서’ 중 하나로 참고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독서 습관을 바꾸면 성격도 변할 수 있나요?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들은 독서가 공감 능력, 인지 유연성, 감정 조절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특히 평소와 다른 장르나 주제의 책에 도전하는 것은 개방성을 자극하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독서 습관의 의도적인 변화가 성격 성장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성격 유형이 가장 독서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나요?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개방성과 성실성이 높은 성격 유형이 독서량과 관련성이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지식 탐구 자체를 즐기고,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독서를 자기 계발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향성이 낮은(내향적인) 사람들이 사회적 활동보다 독서와 같은 혼자만의 활동을 더 선호하는 경향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마무리 — 당신의 책장이 말해주는 것
결국 독서와 성격은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책을 선택하는지에는 우리의 가치관, 감정 패턴, 지적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약 6만 명의 독자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는 이를 통계적으로 뒷받침합니다. 물론 책 취향으로 성격 전체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내가 즐겨 읽는 책의 유형을 의식적으로 돌아보는 것은 자기 이해의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책장을 한번 둘러보세요. 어떤 주제의 책이 가장 많은가요? 그 패턴 속에 어쩌면 당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성격의 일면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단계로는 자신의 성격 유형을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해, 독서 취향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